치료사례
[소화장애 속쓰림 불면증 명치통증 등통증] 필리핀에서 결혼으로 우리나라에 오신 40대 여성

작성자 : 천수한의원

2024-10-18


1.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 저희 한의원 단골 환자분의 가족이셨던 필리핀 분이 내원하셨습니다. 당시에는 30대초반으로 결혼한지 대략 6~7년 정도 지났을 때로 20대 중반에 아들 둘을 낳고 지방 대도시에서 30분정도 떨어진 도농 복합도시에서 거주하시며 농사와 간호조무사일을 병행하시던 분입니다.

필리핀에서는 간호학과를 졸업하여 직장이나 안정적인 직장이나 성공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한국 남편을 따라 우리나라로 오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가업을 이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나이 차가 15살 정도로 많은 편이었으며, 20세 초반에 시집오자마자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돌보며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결혼하셨던 20여년 전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지 않아서 필리핀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차이, 언어 소통의 문제, 남편과의 나이 차 등 여러 차이 들에 대해 홀로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신없이 아이둘을 키우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보낼 무렵이 되자, 점점 불면증이 심해지면서 소화불량, 명치의 답답함 등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생활력이 강하고 절약이 몸에 베어 있는 분이라 몸이 아파도 치료를 하기보다는 참고 지내셨고, 나이도 30대 초반으로 한창 젊으셔서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2.

한의원까지의 거리가 1시간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주 내원하시기는 힘들고, 시누이를 따라 1~2년에 한번꼴로 가끔 침치료를 받으시면서 10여년을 지냈습니다.

40대 초반이 되었을 즈음, 아이들은 이제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독립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아이들 키우느라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결혼 후 오랜 기간을 살아오면서 남편과의 세대 차이가 점차 크게 느껴지면서 대화가 단절되었고, 남편은 남편대로 술을 마시면서 알콜 중독으로 인한 간경화초기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시집와서 십수년을 고생하면서 일군 단단할 것 같았던 자신만의 영역이, 고생한 보람을 뒤늦게 얻을 수 있을거라 믿었던 신념이 남편의 회복을 기약할 수 없는 질병과 함께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갑자기 불면증과 소화불량, 체중감소, 명치통증, 등 통증 등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내의 속타는 심정을 모르는지 심한 알콜중독 상태라 지금처럼 마시면 3년이상 마실 수 없게 될 거라는 완곡한 선고를 받았음에도 남편은 하루 세끼를 술로 해결할 뿐이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수줍어서 말도 잘 못 건내고 집안 일도 잘 돕는 남편이 술만 마시면 고주망태가 되어 주사를 부리니, 그나마 건강하기라도 하면 참을 만한데 아프기까지 하니 낮과 밤으로 고민이 태산이었습니다.

3.

이제 겨우 40세 초반, 두 아들이 독립하여 품을 떠나게 되면 남편 없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젊었습니다. 간경화 진단에도 술을 마시는 남편을 향해 헤어질까도 고민하는 와중에 그나마 믿고 의지하는 시누이의 손에 이끌려 내원하게 된 것입니다.

시누이 분이 참 따뜻한 마음이신 것이, 아직 젊으니 헤어지더라도 너희 나라 가서 새출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몸 아파서는 그러기도 힘드니 우선 잘 치료 받고서 다시 생각하라면서 저희 한의원에 전화 예약까지 해 주시며 치료를 재촉을 하셨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이분의 사연을 쭉 챠트에 적다보니, 내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나름 필리핀에서 4년제 대학 나온 인재였고, 다부진 성격에 굳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잘 살았을 텐데 다문화 1세대로 온갖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 상상하니 현재 겪고 있는 마음의 고통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4.

이분의 고통의 근원은 남편의 질환이었습니다. 따라서 남편의 알콜중독을 치료할 수 없다면, 그래서 간경화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면 앞으로 2~3년간은 서서히 생명이 다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병도 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남편분을 모시고 오시라고 해서 남편의 알콜 중독 치료를 먼저 하기로 하였고, 남편이 좋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어서 치료하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3개월 동안 꾸준히 치료를 한 덕분에 남편의 알콜중독 증상은 현저히 호전되었고, 한달에 한번 마실까 말까 하는 수준으로까지 좋아지셨습니다.

대학병원에서도 간기능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매달 검사를 위해 내원하던 것을, 석달에 한번씩 내원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그제서야 한시름을 놓게 되었습니다.

5.

결혼 후 계속되는 불면증과 우울증도 심했지만, 가장 불편한 증상인 속쓰림과 심한 명치통증, 몸을 펴기 어려울 정도의 등통증은 양방에서 가장 흔한 위장관 질병인 역류성 식도염에 가까웠고, 내과에서도 그렇게 진단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역류성 식도염으로 여러 병 의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았지만 치료를 받을 때 뿐이었고,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하였으며 이제는 양약으로는 별다른 호전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작은 질병이라도, 물론 역류성 식도염이 작은 질병은 아니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동안 계속 앓고 있다면 이는 뿌리가 단단히 깊은 병입니다.

체질적인 요인도 한몫햇는데, 원래 심장이 약한 편이여서 잘 놀래며 늘 불안감이 계속되었으며 혈액순환이 잘 안되시고, 젊어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치료 기간을 길게 말씀드리고, 한약과 침치료를 통해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심장을 강하게 하고 불안감과 놀램 증상을 완화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능력을 키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어서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식도염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선후를 정하여 치료를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한달이 조금 지나면서 불안감이 완화되어 잠들기가 편해지셨고, 점차 속쓰림과 등통증이 없어지시고 두달이 지나면서는 불면증도 회복되셔서 원래 예정된 기간보다 짧은 3개월 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증상들이든 일시적으로는 호전될 수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고 잠들기 어려우면 반드시 재발하게 되므로, 오랜 질병을 치료할 때는 수면장애와 심리적 부분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한의원 치료의 특징입니다.

현재는 남편도 술을 끊고 가정 일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며, 이 분도 가까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며 하루 하루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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